87건은 버려지고, 13건만 남는다

월요일 아침 9시. 본부장 책상에 올라온 주간 공고 리스트는 평균 100건입니다. 검토에 투입 가능한 실무 인력의 시간은 주 40시간. 한 건당 24분이 한계입니다. 그런데 실제 투찰까지 가는 건 평균 13건 안팎입니다. 나머지 87건은 자격 미달, 금액 부적합, 지역 제한, 마감 충돌로 그냥 사라집니다.

문제는 '87건을 보는 시간'이 이미 지출되었다는 점입니다. 과장 1인의 시간당 인건비를 4만 원으로 잡으면, 주당 87건 × 24분 × 0.67만 원 = 약 58만 원. 월 232만 원, 연 2,784만 원이 '버릴 공고를 검토하는 비용'으로 사라집니다. 이 돈은 낙찰 금액에서 차감되지 않지만, 본부장의 P&L에는 확실히 찍힙니다.

발주기관 담당자의 과거 발주 데이터를 분석해 향후 2주 본 공고를 예측하는 의사결정권자용 대시보드

ROI 환산식을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 공고 검토 시간(시간/주) → 우선순위 적중률(%) → 투찰 전환율(%) → 낙찰 금액(원). 검토 시간이 40시간에서 20시간으로 줄어도, 적중률이 13%에서 35%로 오르면 투찰 전환율과 낙찰 금액은 그대로 또는 상승합니다. 핵심은 '검토량'이 아니라 '검토 대상의 사전 선별'입니다. 선별의 단서는 공고가 아니라, 그 공고를 내는 담당자에게 있습니다.

담당자 발주 패턴 5축 해부

발주기관 담당자는 의외로 규칙적입니다. 인사고과, 예산 집행률, 상급 부서 보고 주기에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5축을 역산하면 향후 2주 본 공고는 상당 부분 보입니다.

1축. 발주 주기: 같은 담당자가 동일 품목군을 몇 개월 간격으로 발주했는지. 예를 들어 A기관 김 사무관이 지난 24개월간 정보화 유지보수를 평균 92일 간격으로 발주했다면, 마지막 발주일 + 90~95일 구간이 다음 후보입니다.

2축. 금액대: 담당자별 평균 발주 금액과 분산. 2억 미만이 80%인 담당자는 갑자기 10억 공고를 내지 않습니다. 우리 회사 자격과 금액대가 어긋나면 그 담당자는 추적 대상에서 제외합니다.

3축. 계약방식: 협상에 의한 계약, 적격심사, 제한경쟁의 비율. 협상 비중이 70% 이상인 담당자는 제안서 평가 위주이므로 가격보다 수행 실적이 결정적입니다.

4축. 사전규격 리드타임: 사전규격 공개 → 본 공고 게재까지 평균 일수. 기관별로 7일, 14일, 21일 등 패턴이 뚜렷합니다. 이 평균값이 'D-N 예측'의 핵심 변수입니다.

5축. 재공고율: 유찰 후 재공고까지의 평균 일수와 조건 변경 패턴. 재공고율 30% 이상 기관은 첫 공고를 흘려보내도 두 번째 기회가 옵니다.

다음 발주 시점 예측 공식은 단순합니다. 예상 본 공고일 = (마지막 동일 품목 본 공고일 + 평균 발주 주기) ± 사전규격 리드타임 표준편차. 여기에 분기말 집중도(3월·6월·9월·12월 가중치)와 담당자 인사이동 시점(7월·1월 정기 인사 직전 발주 폭주)을 보정하면 D-14 윈도우가 잡힙니다.

예측 기반 검색 프리셋 3종 템플릿

5축 분석을 매번 손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분석 결과를 통합공고검색의 검색 프리셋에 저장해두면, 매일 아침 한 번의 클릭으로 후보군이 뜹니다. 다중 필터(업종·지역·금액대·입찰 방식·마감일)와 발주기관 필터를 조합하는 3종 템플릿을 권합니다.

템플릿 1. 고확률 재발주형

  • 발주기관: 지난 24개월간 동일 품목 3회 이상 발주한 기관 그룹
  • 업종: 우리 회사 주력 업종 코드
  • 금액대: 해당 기관 담당자의 평균 발주 금액 ±30%
  • 계약방식: 해당 담당자가 70% 이상 사용한 방식
  • 용도: 발주 주기 도래 시점(D-14 ~ D+7)에 자동 노출

템플릿 2. 사전규격 연계형

  • 발주기관 필터로 추적 대상 기관 한정
  • 마감일 필터를 사전규격 평균 리드타임에 맞춰 설정(예: 14일)
  • 금액대를 사전규격 추정 금액 기준 ±20%로 고정
  • 용도: 사전규격이 뜬 순간 본 공고 후보를 미리 좁히는 용도

템플릿 3. 분기말 폭주형

  • 마감일 필터: 분기 마지막 4주
  • 금액대: 우리 자격 가능 범위 전체
  • 발주기관: 예산 집행률이 낮았던 기관 그룹
  • 용도: 3월·6월·9월·12월 마지막 2주, 평소 대비 2~3배 쏟아지는 공고 중 우리 사정거리만 잡기

세 프리셋을 저장해두면, 매일 나라장터를 수동 검색하던 60분 작업이 5분으로 줄어듭니다. 남은 55분은 '버릴 공고 87건'이 아니라 '잡을 공고 13건'의 GO/NO-GO 판단에 쓰입니다.

본부장 보고용 KPI 대시보드 5종

본부장이 매주 봐야 할 숫자는 다섯입니다.

  1. 공고 검토 시간(시간/주): 프리셋 도입 전후 비교
  2. 우선순위 적중률(%): 검토 공고 중 실제 투찰로 간 비율
  3. 투찰 전환율(%): 후보 공고 대비 투찰 건수
  4. 사전규격 추적 적중률(%): 추적한 사전규격이 D-14 내 본 공고로 전환된 비율
  5. 담당자 커버리지: 5축 분석이 완료된 핵심 담당자 수

이 다섯이 후행지표(낙찰률, 수주 금액)보다 먼저 움직입니다. 본부장은 결과가 아니라 선행지표를 봐야 분기 중반에 코스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주 20시간 절감의 ROI 시뮬레이션

가정. 입찰 담당 과장 1명, 시간당 인건비 4만 원, 현재 주 40시간 검토, 연간 투찰 60건, 낙찰률 18%, 평균 낙찰 금액 1.8억.

프리셋 도입으로 검토 시간이 주 20시간으로 줄고, 남은 20시간이 제안서 품질과 사전규격 추적에 재투자된다고 가정합니다. 업계 평균치로 보면, 동일 투찰 건수에서 낙찰률은 18%에서 24% 안팎으로 이동할 여지가 있습니다(보장이 아닌 시뮬레이션 전제). 60건 × 6%p × 1.8억 = 약 6.5억의 연간 수주액 증가 여력. 인건비 절감분(주 20시간 × 52주 × 4만 원 = 4,160만 원)은 별도입니다.

숫자의 절대치보다 중요한 것은 검토 시간을 줄여 확보한 자원을 어디에 다시 넣느냐입니다. 줄인 시간을 단순 휴식으로 돌리면 ROI는 0입니다. 사전규격 추적, 담당자 패턴 업데이트, 제안서 차별화에 재투자해야 다음 분기 숫자가 움직입니다.

D-14 윈도우는 운이 아니라 설계의 결과입니다. 담당자 5축을 한 번 뽑아두고, 통합공고검색 프리셋에 박아두면, 다음 주 월요일 100건짜리 리스트는 '13건의 핵심 후보'로 정렬되어 도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