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전만 해도 안정적으로 수주가 이어지던 공고에서 최근 연속으로 탈락하고 있다면, 대부분의 입찰 담당자는 자기 자신부터 의심하기 시작한다. "가격이 너무 높았나?", "서류를 잘못 넣은 건 아닐까?", "경쟁사가 덤핑 투찰한 게 아닐까?" 이런 자기진단이 이어지고, 투찰가를 낮추거나 서류를 더 꼼꼼히 점검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탈락이 계속된다면? 그리고 공고 수 자체도 이전보다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 상황에서 한 번쯤 전혀 다른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수요가 빠져나가고 있는 것 아닐까?"
이 글은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해보려는 중소기업 대표님과 입찰 전략 담당자를 위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최근 3~6개월 사이 연속 탈락을 경험하고 있는 기업의 상당수는 전략 실패가 아니라 MAS(다수공급자계약) 시장으로의 구조적 수요 이동이라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원인을 간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MAS 시장은 이미 조달의 주류가 되었다
조달청 자료를 바탕으로 보면 MAS 거래액은 2019년 약 9조 원 수준에서 2023년 기준 15조 원을 넘어서는 규모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공공조달 전체 시장에서 MAS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눈에 띄게 높아졌다. 단순히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다. 활용하는 기관의 범위도 크게 넓어졌다.
초기에는 중앙행정기관 위주로 활용되던 MAS 직접구매가 이제는 광역·기초 지자체, 공공기관, 교육청, 군부대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퍼져 있다. 특히 물품 분야에서의 확장세가 두드러진다. 사무용 가구, 전산기기, 청소·위생용품, 의료기기, 소방장비 등 표준화가 비교적 쉬운 품목들을 중심으로 수요기관들이 일반경쟁입찰 대신 MAS 쇼핑몰 직접구매 또는 2단계 경쟁 방식을 선택하는 빈도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수요기관 입장에서 MAS를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일반경쟁입찰은 공고 등록, 개찰, 낙찰자 선정까지 평균 3~6주가 소요된다. 반면 MAS 쇼핑몰 직접구매는 필요 시 당일 또는 수일 내에 처리가 가능하다. 예산 집행 마감이 임박한 11~12월이나 긴급 소요가 발생했을 때 MAS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채널이 된다. 여기에 조달청이 MAS 등록 업체에 대한 검증 부담을 지고 있어, 수요기관의 행정 리스크도 함께 줄어든다.
용역 분야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IT 유지보수, 청소·경비·시설관리 등 반복 소요가 많은 서비스 영역에서 수요기관들이 MAS 등록 업체와 연간 단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이는 일반경쟁입찰로 집계되지 않는 물량이 MAS 채널에서 소화되고 있다는 뜻이다. 담당자가 나라장터 화면에서 보는 공고 수는 줄어드는데, 실제 시장 수요가 증발한 것이 아니다. 채널이 이동한 것이다.
일반경쟁입찰만 탐색하면 생기는 '공고 사각지대'
여기서 핵심 문제가 발생한다. 기존에 나라장터 일반경쟁입찰 공고를 중심으로 탐색해온 기업의 입찰 담당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장의 절반만 보고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무용 의자를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이 기업은 매년 10~20건의 일반경쟁입찰 공고를 수주해왔다. 그런데 올해 들어 나라장터에서 유사한 공고를 검색해도 건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출현하는 공고마다 경쟁 업체 수가 예전보다 많다. 자연스럽게 "시장이 포화 상태"라거나 "경쟁사들이 가격을 낮췄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 기업이 납품하던 것과 동일한 규격의 사무용 의자 수요가, MAS 쇼핑몰을 통해 아무런 공고 없이 거래되고 있을 수 있다. MAS 직접구매는 공고 없이 등록된 업체 목록에서 수요기관이 직접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일반경쟁입찰 탐색 채널에서는 그 거래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담당자는 공고 수가 줄었다고 느끼지만, 수요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채널이 바뀐 것이다. 이것이 공고 사각지대의 본질이다.
물품 분야에서 이 현상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며, 일부 용역 품목과 소규모 공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관찰된다. 특히 연 2,000만 원 미만의 소액 소요는 수의계약이나 MAS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경쟁입찰 공고로는 아예 노출되지 않는 물량이 상당하다.
기관 유형별로도 차이가 있다. 중앙행정기관과 공기업은 MAS 활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지자체와 교육청은 물품·용역 구분에 따라 편차가 크다. 규모가 작은 기초 지자체의 경우 행정력 한계로 인해 MAS 직접구매를 더 선호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결국 '어떤 기관이 어떤 방식으로 발주하는가'를 모르는 상태에서 일반경쟁입찰만 탐색하는 것은, 지도의 절반을 찢어버리고 항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MAS 등록은 '추가 채널'이 아니라 '시장 방어 투자'다
MAS 등록을 고려할 때 많은 중소기업이 "귀찮은 절차를 하나 더 추가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대표님이나 담당자 모두 이미 바쁜데 또 하나의 업무가 늘어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영자 관점에서 보면 이 판단의 프레임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MAS 등록은 추가 채널 확보가 아니라 경쟁 포지셔닝과 시장 점유 방어의 문제다. 내가 등록하지 않아도 경쟁사가 MAS에 등록되어 있다면, 수요기관은 일반경쟁입찰 공고조차 내지 않고 그 경쟁사로부터 직접 구매할 수 있다. 즉, 내가 경쟁에 참여할 기회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수주 실패가 아니라 시장 접근권의 상실이다.
MAS 등록의 투자 효율을 판단할 때는 세 가지 항목을 냉정하게 비교해야 한다.
등록 비용과 기간: 품목에 따라 다르지만, 서류 준비부터 최종 등록까지 통상 2~4개월이 소요되며, 규격 서류·시험성적서 등 준비 비용이 발생한다. 전문 지원 기관을 통하면 비용이 추가되지만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등록 후 유지 부담: 등록된 품목의 가격과 규격을 최신 상태로 유지해야 하며, 조달청의 정기 점검 및 업종별 가격 현실화 요구에 대응해야 한다. 별도 전담 인력이 필요한 규모는 아니지만, 월 평균 2~4시간 정도의 관리 공수는 꾸준히 투입된다.
기대 매출과 경쟁 차단 효과: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자사 업종·규격에서 연간 MAS 채널로 처리되는 물량이 얼마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해당 물량이 연간 3억 원 이상이라면 MAS 등록 투자의 회수는 빠르게 정당화된다. 반대로 경쟁사 3~4개사가 이미 MAS에 등록되어 있고 본인 기업은 미등록 상태라면, 그 경쟁사들이 지금 이 순간 해당 채널의 물량을 가져가고 있다는 의미다.
의사결정 트리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자사 업종에서 MAS 채널 연간 물량을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연간 1억 원 이상이 확인된다면 MAS 등록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이때 경쟁사 미등록 상태라면 선점 효과를 기대하며 즉시 착수하는 것이 유리하고, 경쟁사 다수가 이미 등록된 상태라면 가격 포지셔닝과 품목 차별화 전략을 수립한 뒤 진입해야 한다. 반면 연간 1억 원 미만이거나 물량이 불명확한 경우라면, 통합공고검색으로 MAS 포함 전체 공고 지형을 먼저 분석하는 것이 선행 과제다. 물량이 소규모로 확인되었다면 일반경쟁입찰에 집중하되, 경쟁 강도가 낮은 틈새 공고를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방향으로 전환한다.
MAS에 등록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일반경쟁입찰 내에서도 기관 유형, 공고 금액 구간, 발주 시기에 따라 경쟁 강도 편차가 크다. 예정가격 5,000만 원 내외의 중소형 공고, 연말보다는 상반기 발주 공고, 중앙부처보다는 지자체 발주 공고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 강도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틈새를 체계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MAS 미등록 기업의 현실적인 대응 전략이 된다.
전략 판단 전에 지형도부터 그려야 한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질문이 생길 것이다. "그럼 우리 업종에서 MAS 채널로 얼마나 많은 물량이 빠져나가고 있는지 어떻게 파악하나?"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 모든 전략 판단의 시작점이다. 그런데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MAS 관련 공고와 거래 정보는 나라장터, 조달청 e-조달 시스템, 각 지자체 포털에 분산되어 있고, 형식도 제각각이다. 일반경쟁입찰만 탐색해온 담당자가 MAS 채널 물량까지 파악하려면 여러 포털을 동시에 점검해야 하는데, 이를 수기로 처리하는 데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특정 키워드로 나라장터를 검색해도 MAS 2단계 경쟁 공고는 별도 탭에서 확인해야 하고, 지자체 자체 발주 MAS 관련 공고는 아예 나라장터에 등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결국 담당자가 아무리 부지런히 탐색해도 채널 분산 자체가 정보 수집의 구조적 장벽이 된다. 매일 아침 여러 포털을 순서대로 방문해서 키워드를 검색하고 결과를 수기로 정리하는 방식은, 채널이 다양해질수록 누락 위험만 커지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 맥락에서 비드라온의 통합공고검색이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지점이 있다. 나라장터, 조달청, 각 지자체 포털에 분산된 공고를 단일 인터페이스에서 통합 검색하고, 계약 방식(일반경쟁·MAS 2단계·수의계약 등)을 필터링 조건으로 설정할 수 있어 담당자가 채널별로 포털을 순회하는 반복 작업 없이 전체 공고 지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MAS 채널로 빠져나간 수요 규모를 가늠하는 첫 번째 데이터 확보 작업으로 활용하기에 적합한 도구다.
물론 어떤 방식으로 수행하든 중요한 것은 '일반경쟁입찰 공고 수'만을 시장 크기로 오해하지 않는 것이다. 채널별 물량 분포를 파악한 이후에야 MAS 등록 여부 판단, 투찰 전략 재설정, 발주처별 접근 방식 변경이 의미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순서를 지키는 것이 핵심이다. 지형도 없이 전략을 세우는 것은 지도 없이 길을 나서는 것과 같다.
지금 당장 해야 할 3가지 액션
연속 탈락이라는 증상은 때로 전략의 실패가 아니라 시장 지형의 변화를 가리키는 신호다. 이 신호를 올바르게 읽어내는 것이 전략 재설정의 출발점이다.
액션 1 — 공고 채널별 물량 분석: 자사 업종 키워드로 최근 12개월간의 공고를 채널별로 분류하라. 일반경쟁입찰, MAS 2단계 경쟁, 수의계약 각각에서 발주된 물량과 금액을 정리하면 시장 채널 이동의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나라장터와 조달청 MAS 데이터를 함께 활용하는 것이 기본이며, 분산된 채널을 통합 탐색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는 것이 수집 효율을 높인다.
액션 2 — MAS 등록 가부 결정: 채널별 물량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MAS 등록의 투자 가치를 판단하라. 경쟁사 등록 현황, 자사 품목의 MAS 채널 물량, 등록 소요 기간과 비용을 세 가지 축으로 평가하면 된다. 등록이 유리하다면 수요가 가장 높은 품목부터 우선순위를 정해 단계적으로 진행하라. 등록이 유리하지 않다면 일반경쟁 집중 전략으로 전환하되, 경쟁 강도가 낮은 공고 유형을 재정의하는 작업을 병행하라.
액션 3 — 탐색 범위 재설정: 나라장터 일반경쟁입찰 중심으로만 탐색해왔다면, 탐색 범위를 MAS 2단계 경쟁 공고, 협상에 의한 계약 공고, 지자체 자체 공고까지 확장하라. 매일 탐색해야 하는 채널 수가 늘어나는 만큼, 탐색 자동화 또는 통합 탐색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 수집 구조가 바뀌어야 전략도 바뀐다.
연속 탈락의 원인이 가격이나 서류가 아닌 시장 채널 이동이라면, 투찰가를 낮추거나 서류를 더 꼼꼼히 하는 것은 잘못된 처방이다. 시장 지형을 먼저 파악하고, 그 위에서 전략을 세우는 순서를 지키는 것. 지금 이 시점에서 대표님과 입찰 담당자에게 가장 필요한 접근법은 바로 그것이다.